특성화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오가며 많은 학생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깜짝깜짝 놀라는 일이 많습니다.

취업이라는 목표를 갖고 도전하는 많은 젊은이들과의 대화 속에서 가끔 대한민국의 직업은 3가지 밖에 없다는 생각도 합니다. 대부분의 취준생은 삼성, 현대, 그리고 공무원 이라는 직장을 다니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오늘 할 이야기는 공시생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몇 개의 직업이 있을까요? 100개? 1,000개? 놀랍게도 한국직업사전(2012)에 따르면 11,655개의 직업이 있다고 합니다. 큰 분류가 11,655개이고 이것을 소분류(직무)로 나누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을 준비할까요?

1.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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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직장인들이 공무원 부럽다는 말을 엄청해요. 위에 눈치 볼 일도 적고, 잘릴 위험도 없잖아요. 휴가도 보장되고요.” – 나OO, 24세, 여, 9급 준비

공시생들은 직업 선택 시 ‘고용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답을 했습니다. ‘개인 생활 및 여가의 보장’과 ‘미래 성장 가능성’이 뒤를 이었는데, 이들은 최소한의 삶의 질과 사회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인 점에서 모두 고용 보장의 연장선에 있는 것들이였습니다. 결혼, 출산, 자기 계발, 취미 생활 등을 이유로 개인의 삶을 챙기면서도 정년까지 직업을 유지하기 위해 공무원이 되려는 것입니다. 또한 공무원이 되면 원하는 삶을 사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66.0%)이라고 답했는데, 이 속에서 공무원이 삶의 질과 사회적 인정을 그나마 보장 받을 수 있는 길이라는 공시생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2. 노력한만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

“공시가 그나마 공정하죠. 사기업은 어떤 스펙을 어떻게 쌓아야 할지 애매하잖아요. 공무원은 공부만 하면 되니까 더 편해요.” – 이OO, 24세, 여, 9급 준비

공시생들은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서 같은 방식으로 기회를 얻는다는 장점 때문에 공무원 시험을 선택하고 있었습니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자신의 스펙과 환경이 불리하다고 느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공시생은 40%에 달했고, 나이· 성별·지역 등 내 노력과 무관한 조건들 때문에 취업 가능성이 낮다고 느낀 경우도 45% 정도로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이들은 공시 준비가 취업 준비보다 쉽다(21.9%)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다른 취업 과정에 비해 공정하다(68.9%)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노력한 만큼 인정과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62.0%)하고 있었는데, 특히 상대적으로 차별을 경험하기 쉬운 여성(65.3%)과 저학력(71.2%)이 더욱 그런 경향을 보였습니다.

기업 수십곳에 이력서와 자소서를 제출해도 떨어지는 이유를 모르는 답답한 취준생이 많아 보입니다. 때로는 자신보다 자격증도 적고, 외국어 성적도 낮고, 학교성적이 낮은 친구가 서류에 합격되는 모습을 본 취준생은 공시생으로 전환을 많이 합니다. 기업도 이제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취준생이 공시생이 되는데 이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을 것 입니다. 그 이유가 사회의 불합리한 기준과 공정하지 못한 평가라는 불신을 없애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 합니다. 자신의 적성보다는 안정적인 곳으로 도전하는 삶 대신 현재에 안주하는 삶으로 전환하는 취준생을 우리는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지 고민이 되는 순간입니다.